줄거리
엄마와 할머니 손에 자란 윤재는 감정 표현 불능증이다. 뇌의 감정 부분인 편도체 크기가 작아서 감정을 느끼거나 읽는데 어려움이 있다. 이런 윤재에게 엄마는 어렸을 때부터 감정을 교육한다.
윤재의 생일날 외식을 갔다가 묻지마 살인이 발생한다. 한 남자의 칼부림으로 할머니가 죽고 엄마는 식물인간이 된다. 윤재는 매일 병원에 들러 엄마에게 로션도 발라주고 욕창이 생기지 않도록 자세도 바꿔준다. 엄마가 운영하는 책방의 건물주인 심 박사가 나타나 윤재를 도와준다. 윤재 성격에 도움을 요청할 일은 없지만 지속적으로 상담은 한다.
이때 윤 교수라는 사람이 찾아와서 부탁한다. 임종을 앞둔 아내에게 잃어버린 아들인척 연기를 해달라고 한다. 이후 윤 교수의 아내 장례식장에서 실제 아들 곤이를 만난다. 윤재는 곤이와 같은 학교를 다녔는데 곤이는 감정적이고 폭력적인 학생이었다. 이런 이미지 때문에 학교 수학여행에서 도난사건이 발생했을 때 곤이가 오해를 받아 범인으로 몰린다. 징계로 정학을 받고, 결국 소년원에서 만났던 철사형과 함께한다. 윤재는 잘못된 길로 들어선 곤이를 구하려 철사형에게 간다.
윤재 엄마는 윤재가 평범하게 자라길 원했다. 감정이 없으니 남들이 웃을 때 웃거나 심지어 못 들은 척하라고 까지 알려준다. 처음에는 겉은 멀쩡하지만 감정은 못 느끼는 윤재나, 속은 상처투성이지만 겉은 폭력적인 곤이가 평범함과는 거리가 멀어 보였다.
하지만 그들의 시선에서는 세상이 평범하지 않게 보였을 거다.
뉴스에 나오는 전쟁 속 고통스러운 소년에게 윤재는 고통스러움을 느끼지만, 윤재에게 진심으로 눈높이를 맞추며 상담해주는 심 박사는 무감각하다. 격식 있는 윤 교수는 몇 년 만에 재회한 아들의 이야기는 관심 없고, 당장 곤이의 문제만 보고 매를 든다.
심 박사나 윤 교수 모두 제 3자 눈에는 성공한 사람이고 어린아이를 올바른 길로 안내하는데 노력하는 훌륭한 어른이다.
오히려 문제아로 찍힌 곤이의 순수함을 알아본 건 윤재다. 같은 반 친구, 선생님, 심지어 아버지도 아니고 감정과 가장 거리가 먼 윤재라니. 학교에서 자기를 때렸을 때나, 나비를 가지고 고문하다가 포기하고 죽이는 곤이를 보고 윤재는 곤이가 속이 보일만큼 투명하다고 생각한다.
보통 티비 속 먼 불행을 무심하게 여기는걸 당연하게 생각한다. 쏟아지는 지구 곳곳의 안타까운 뉴스에 모두 반응기도 쉽지 않을 테니까. 하지만 가까운 불행에도 상황은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 눈앞에서 칼부림이 벌어져 엄마와 할머니가 쓰러져도 사람들은 두려움에 막지 못했다.
멀면 먼 대로 할 수 있는 게 없다며 외면하고, 가까우면 가까운 대로 공포와 두려움이 너무 크다며 아무도 나서지 않았다.
곤이와의 우정, 도라와의 감정에서 윤재 나름대로 세상을 해석하는 방법을 배운다. 그리고 마지막에 건강이 돌아온 엄마를 보면서는 울음과 웃음을 보이며 기적을 만든다.
곤이 말대로 감정을 느끼지 못한다는 게 어느 면에서는 부러울 수 있다. 하지만 사회를 혼자 사는 것도 아니고, 누구나 각자의 기준으로 감정을 가지며 살아간다. 절대적인 기준은 없다. 보이는 것, 믿고 싶은 것을 기준으로 세우고 판단한다. 이렇게 다양한 기준을 가지고도 모두가 사회에 잘 융화되는 건강한 생태계가 되면 좋겠다.
'책' 카테고리의 다른 글
[경영] 순서파괴 (0) | 2021.11.06 |
---|---|
[경영] 프로덕트 오너 (0) | 2021.10.07 |
[사회] 규제의 역설 (0) | 2021.09.22 |
[소설] 프리즘 (0) | 2021.09.18 |
댓글